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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매 미국주식
주가는 왜 오르나? 본문
자본주의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원리는 수요와 공급이다.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올라가고,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내려가는.
주식의 가격 역시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결정된다. 주식시장에서 수요는 주식을 사려는 매수를, 공급은 주식을 팔려는 매도를 의미한다.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주가가 올라간다. 겨우 이 당연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왜 수요가 많아지는지, 왜 공급이 많아지는지에 대해 얘기하려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때 주식을 사려고 할까? ①주식의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할 때 또는 ②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수익이 날 거라고 기대할 때다. 각 경우 발생하는 이익을 ①싸게 산 주식을 비싸게 되팔아서 시세차익을 얻는 자본소득, ②투자한 기업이 벌어온 돈을 주주와 나눠갖는 배당소득이라고 한다. 기업이 번 돈을 주주에게 나눠주는 것을 배당이라고 한다.
주로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할 때 자본소득을 기대하고, 이미 성숙한 기업에 투자할 때는 배당소득을 기대한다. 구글은 창업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주주에게 배당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 주주들은 불만이 없다. 벌어들인 돈을 모두 재투자해 회사를 더 성장시키고 주가를 점프업 시키기 때문이다. 배당금을 줄 돈으로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를 사들이고, 안드로이드도, 크롬도 사서 회사를 키웠다.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웨이모도 만들어 더 큰 성장을 준비한다. 10년 전에 투자했다면, 구글은 지금까지 6배 가까이 자산을 불려줬다. 배당소득은 한 푼도 없지만 자본소득이 쭉쭉 올라가는데 주주가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이번에는 성숙한 산업에 속하는 부동산기업 MGM 그로우스 프로퍼티(MGP)를 보자. 아래는 배당수익률(Dividend Yield) 차트인데,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이다. 즉, 주식을 $100만큼 갖고 있으면 배당금을 얼마를 받는지를 나타낸다. 은행 예금에서 이자율과 같은 개념이다.
MGP의 최근 배당수익률은 4.01%. 2021년 현재 미국 금리는 0%, 시중은행인 체이스뱅크의 저축계좌(Savings account) 금리도 0.01%니까 은행 이자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이다. 게다가 상장 시점인 2016년부터 5년이 흐른 지금까지 매년 4% 이상의 수익률을 꾸준히 줬다.
반면 주가는 구글같은 성장형 기업처럼 많이 올라가진 않았다. 2016년 $22에서 현재 $31로 50% 정도의 소소한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MGP 투자자는 이미 배당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다.
향후 자본소득이나 배당소득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주식의 수요가 많아지고, 반대의 경우 공급이 많아진다.
주식 시장에서 수요가 많아지는 경우는 언제일까?
1) 기업 실적 개선
기업에서 실적은 결국 돈이다. 기업이 돈을 더 잘 버는 경우를 얘기한다. 앞으로의 예상 실적이 더 좋아질 경우에 좋아지고, 예상보다 실제 실적이 더 좋은 경우(어닝 서프라이즈)도 그렇다. 실적 개선이 곧 자본소득 또는 배당소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은 기업 자체의 능력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외부요인 변화도 한몫한다. 기름을 파는 회사는 기름값이 올라가면 실적이 개선된다. 화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줌은 코로나 때문에 엄청나게 성장했다. 경쟁업체가 사라지는 것도 실적 개선의 요인이다.
2) 추가 성장 기대
기업이 잘 할것 같은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는 경우다. 잘할 것 같지도 않은 신규 사업 진출은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미래에 돈을 더 잘 벌 것이라 예상할 때에만 추가 성장을 기대한다.
유능한 경영진 영입 같은 소식도 추가 성장 기대의 재료다. 무능한 CEO 때문에 추락한 인텔이 2021년 초 CEO 교체 뉴스로 주가가 반등한 것이 그 예다.
3) 투자자의 심리
2020년 대한민국에는 벼락거지라는 말이 생겨났다. 남들은 다 투자해서 돈 버는데 나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벼락거지가 된다는 거다. 이 말에 너도나도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투자를 시작했고, 이 자금들이 다 주식시장의 수요로 이어졌다. 주식시장에서는 돈을 유동성이라 부르고, 이렇게 기업과는 상관없이 시장에 공급되는 자금이 늘어나 주가가 오르는 것을 유동성 장세라고 한다.
주가가 움직이는 원리는 수요-공급의 법칙이고, 이를 지배하는 근간은 기업의 실적과 성장 그리고 투자자의 심리다. 실적과 성장은 공부와 과학적 투자로 어느정도 따라갈 수 있다. 투자자의 심리는 과학의 영역을 벗어나기 때문에 공부로는 따라잡기 힘들다. 다만, 심리는 단기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 장기투자로 극복할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실적과 성장을 공부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애널리스트마다 다르게 제시하는 예상치보다는 명백히 드러난 과거 실적을 주 재료로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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