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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 vs. 단기투자

주경야매 2021. 1. 23. 12:12

주식투자를 말하는 대부분의 유튜브, 책, 블로그 등은 한결같이 장기투자를 말한다. 그런데 과연 장기투자만이 정답일까?

 

장기투자는 개인투자자가 하기에 가장 편안하고 적합한 방향이다. 장기투자를 말할 때 함께 언급되는 것이 가치투자이다. 가치투자란 실제 가치에 비해 싼 저평가 종목을 사서 묻어두고 정상 가격으로 돌아오면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이다. 그래서 가치투자의 핵심은 저평가 종목을 찾아내는 것이다.

 

반면 단기투자는 가치를 얘기하지 않는다. 비싼 종목이더라도 더 오를 것 같은 종목을 매수하고, 더 비싸지면 되팔아서 이익을 남긴다. 테슬라 같은 종목 말이다. 지금 주식이 고평가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살 사람이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다.


장기투자 = 가치투자,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것이 핵심

 

가치투자는 저평가되어있는 주식을 사서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존버 하는 것이다. 존버를 근간으로 하니 하루하루 주가 변동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 마음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장기투자는 곧 가치투자이고, 결국 가치투자의 핵심은 저평가 종목을 찾아내는 것이다. 저평가 종목을 찾아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크게 ①재무제표를 분석해 기업의 절대가치를 산출하는 방법②비슷한 기업들을 비교해 상대가치를 산출하는 방법으로 나눈다. 증권가에서 유명한 직업인 애널리스트가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절대가치를 산출하기는 정말 어렵다. 사실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게 맞다. 절대가치 산출을 위해서는 기업이 미래에 벌어올 돈이 얼마인지를 알아야 하는데, 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 일을 직업으로 하는 애널리스들도 기업이 미래에 벌어올 돈이 얼마인지 "가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산출한다. 그리고 애널리스트마다 그 가정이 제각각이라, 증권사마다 제시하는 목표주가 역시 제각각이다. 과학적 투자를 지향하는 퀀트로서는 신뢰하기 어려운 정보인 셈이다.

 

상대가치는 절대가치보다 구하기 수월하다. 비슷한 기업들을 골라내서 다른 기업들의 주가와 비슷하게 비율을 맞춰주는 간단한 계산으로 가치를 구할 수 있다. 그런데 비슷한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보자면, 둘 다 전자회사지만 삼성은 스마트폰과 반도체가 메인이고, LG전자는 가전제품이 메인이다. 이 두 회사의 실적을 비슷하다고 할 수는 없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SK하이닉스와 비교하자니, 하이닉스에는 없는 가전과 스마트폰이 있다. 난감한 상황이다.

 

절대가치도 상대가치도 제대로 구하는건 쉽지 않지만, 가치투자자에게는 또 다른 장벽이 있다. 재밌는 주식, 뉴스에 나오는 떡상 주식에 투자할 기회는 잘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테슬라 같은 주식은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가치가 산정되지 않는 어이없는 주식이다.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도 테슬라 주가 예측은 이미 포기했고, 주가가 올라가면 따라다니면서 목표가를 바꾸는 정도로 대응한다. 가치투자자는 모멘텀 투자자들과 같은 재미를 느끼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단기투자는 주가가 올라갈 것 같으면 가치와 상관없이 매수

 

단기투자는 여러가지가 있다. 차트 분석을 이용한 추세추종 매매, 호재를 따라 움직이는 테마주 매매 등 다양하다. 하지만 다양한 단기투자 방법에 공통된 주제는 딱 하나, 주가가 올라갈 것 같으면 산다는 것이다. 단기투자에서는 기업가치는 고려하지 않는다. 기업이 하향 추세에 있어도,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올라갈 것 같으면 매수한다.

 

코로나 펜데믹 시 미국의 유명한 렌터카 회사인 Hertz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회사가 파산하면 주식은 휴지조각이 될 것이니 주가는 바닥을 치는 게 당연한데, 어이없게도 주가가 한참을 치솟았다. 전혀 가치가 없는 주식의 가격이 오른 것이다. 이때 주식을 매수한 사람들의 심리가 바로 올라갈 것 같으니까 산 것이다. 일각에서는 '더 바보 이론'이라고도 하는데, 나보다 더 바보가 내 주식을 비싸게 사줄 거라는 믿음에 기댄 주식투자를 의미한다. Hertz 같은 주식은 얼마든지 있다. 테슬라, 니콜라, 비트코인 등도 전문가들이 '더 바보 이론'을 적용해 해석하는 투자처이다.

 

단기투자는 타이밍이 핵심이다. 시장에 더 바보들이 많아도, 이들이 돌아서는 건 한순간이다. 떡상 종목을 잡기 위해 테슬라나 줌, 비트코인 같은 투자처를 선택했다면 다른 투자자들이 돌아서는 시점을 놓치지 말고 같이 돌아서야 한다. 그러다 보면 투자기간 내내 마음이 편치 않은 고난의 길이다. 대한민국에서 투자로 가장 성공한 인물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도 미래에셋대우 유튜브에서 마켓타이밍을 이용한 투자는 신의 영역이라고 했다. 타이밍을 잡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전업으로 하는 게 아니라면 성공하기 어렵다. 실제로 마켓타이밍을 이용한 투자를 직업으로 하는 파생상품 트레이더들은 장중에는 화장실에 안 가려고 물도 안 마신다고 한다.


장기투자는 어렵고 단기투자는 힘드니 투자를 하지 말라는 건가?

 

아니다. 투자를 위해 공을 들여야 한다.

 

장기투자자는 기업가치를 더 잘 산출하려면 기업을 세세히 나눠서 봐야 한다. 사업영역별로 쪼개서 절대가치와 상대가치를 모두 구해보고 여러 수치들을 평균 내서 구해야 한다. 애널리스트들이 그렇게 한다. 그렇게 해도 예상 주가가 틀리는 일이 더 많다. 워낙 어려운 일이니 애널리스트를 블레임 하기는 좀 그렇다. 다만, 그들이 어떻게 실적을 예측했는지 그 논리를 평가해보고, 주가의 방향 정도를 참고해서 자신이 직접 투자의견을 정하는 게 좋겠다.

 

하지만 직업이 기업분석인 애널리스트도 잘 못하는데 전업투자자도 아닌 부업 개인투자자가 더 잘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필요한 게 기업분석 모델이다. 기업 하나를 분석하기 위해 상당기간을 재무제표 분석부터 CEO 미팅까지 한 땀 한 땀 공들여서 수행하는 애널리스트 수준의 모델은 개인이 만들기도 어렵거니와, 주관적 판단이 들어가야 하니 특정 기업만을 위한 전용 모델이라 사용범위도 한정적이다. 구하기도 어려운 주관적인 판단 지표들은 배제하고,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데이터를 이용한 객관적인 지표들로 구성한 모델은 많은 기업에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델이 있으면 더 객관적으로 저평가 가치주를 찾아낼 수 있다.

 

단기투자를 하기로 했다면 단기투자용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주가가 상승추세인지 하락추세인지를 보고 빠른 대응을 해야 하니, 주가 차트를 일일이 보지 않더라도 모델이 스스로 알아서 주가 추이를 분석하고 즉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전업 투자자도 아닌데 마켓타이밍을 따라가려면, 나 대신 알아서 마켓타이밍에 맞춰 거래를 할 수 있는 모델이 있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투자전략을 만들어 뚝심 있게 실행해야

 

애널리스트가 기업을 분석하는 사람이라면, 퀀트는 모델을 만드는 사람이다. 장기투자를 위한 기업분석 모델을 만드는 것도 퀀트투자이고, 단기투자를 위한 시장분석 모델을 만드는 것도 퀀트투자이다. 장기투자 모델이라면 재무정보 등 장기투자를 위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고, 단기투자 모델이라면 주식시장 내에서 수급을 분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고등퀀트 프로젝트에서는 장기투자 모델과 단기투자 모델을 모두 소개한다. PER, PBR이나 재무제표를 언급하는 모델은 주로 장기모델이고, 차트를 읽고 주가 강도를 분석하는 것은 주로 단기모델이다. 어떤 모델을 이용할지는 독자의 몫이다. 글을 읽다가 필이 꽂히는 모델이 있으면 일단 한번 해보시라. 실전 말고 테스트부터. 그러다 보면 실전에서 이용할 자신에게 맞는 모델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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